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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산골영화제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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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판' - 넥스트 디렉터

한국의 영화제들은 꽤 오래전부터 매년 강력한 프리미어 정책 아래 신인감독 중심의 경쟁부문을 운용하면서, 주로 신인감독이 연출한 한국독립영화 신작(장편데뷔작이나 두 번째 연출작)을 발굴, 상영해 왔다. 상업영화도 작품성 높은 영화를 연출하여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실력 있는 신인감독들을 꾸준히 배출해 왔다. 독립영화와 상업영화 모두 주목할 만한 좋은 영화감독들이 등장했고, 연말 베스트 영화 리스트엔 신인감독의 영화들이 포함되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최근 영화제의 영향력이 감소하고, 제작 시스템이 변화하고, 개봉 영화의 마케팅이 주로 배우와 작품의 줄거리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면서, 예전에 비해 영화를 연출한 감독에 대한 대중과 언론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다. 특히 팬데믹 이후 한국영화의 투자, 제작이 급격하게 위축되면서 첫 번째 영화와 두 번째 영화로 주목받은 실력 있는 신인감독들이 차기작을 좀처럼 찍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모두가 봉준호, 박찬욱, 홍상수의 뒤를 이을 감독이 없다고 걱정하지만, 현재 상황은 신인감독이 데뷔작을 찍기보다 첫 번째 영화, 두 번째 영화를 찍은 감독이 차기작을 찍기가 훨씬 더 어려운 상황이다. 감독이 창작자로서의 삶을 지속하기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이에 지난 11년간 한국장편경쟁부문을 운용하면서 한국영화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온 무주산골영화제는 내년부터 상업영화와 독립영화를 가리지 않고 장편영화 3편 내외의 작품을 연출한 재능 있고 실력 있는 감독을 한 명씩 선정하여 그 감독을 집중 조명하는 이른바 <넥스트 디렉터 Next Director> 프로그램을 시작하고자 한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영화 만들기를 계속하며 한국영화의 새로운 미래를 꿈꾸는 감독들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작지만 의미 있는 작업을 해보려고 한다.  

 

그래서 올해에는 <넥스트 디렉터>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최근 몇 년 동안 한국영화엔 어떤 신인감독들이 있었는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했다. 특히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부터 팬데믹이 마무리된 직후 2023년까지의 국내 극장에서 개봉한 상업영화와 독립영화를 포함한 모든 한국영화들 중 신인 감독들의 영화(장편데뷔작, 두 번째 연출작)들을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먼저, 통합전산망의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2020년 1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극장 개봉한 한국영화 중 장편데뷔작과 두 번째 연출작을 정리했다. 4년간 총 237편 (2020년 31편, 2021년 66편, 2022년 69편, 2023년 71편) 중 장편데뷔작이 188편, 두 번째 연출작이 49편이었다. 그리고 이 리스트를 한국의 주요 영화전문가 35명에게 전달하면서 "차기작이 가장 기대되는 영화"를 선정해달라고 요청했다. 

 

그 결과, 총 5표 이상의 선택을 받은 7위까지의 영화는 총 12편, 3표 이상을 받은 9위까지의 작품은 총 19편이었다. 1위는 <괴인>(16표), 2위는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12표)이었으며, 3위는 <너와 나>, <다음 소희>, <소리도 없이>(각 10표)가 차지했다. 4년 동안 나온 작품을 대상으로 한 점, 설문참여자가 모든 작품을 본 건 아니라는 점, 최근에 본 영화일수록 머릿속에 강하게 남아있을 거라는 점 등을 감안해도, 설문조사 인원을 더 확대한다고 해도 차기작이 기대되는 작품은 대부분 저 19편 안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주산골영화제는 올해 4월 창간특집호에 "한국영화 NEXT 50" 특집기사를 낸 『씨네21』과 함께​, 이번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의 넥스트 디렉터는 누구인가?'를 주제로 한 <토킹시네마>를 진행한다. 『씨네21』과 무주산골영화제의 설문 조사를 바탕으로 이야기될 이번 토크는 한국영화의 현재를 확인하고,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 믿는다. 

 

한국영화 위기론이 지속적으로 이야기되는 요즘,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과 지지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다. 한국영화를 사랑하는 관객이라면 이번 넥스트 디렉터 설문 결과와 함께 『씨네21』과 함께 준비한 이번 토크에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아울러 그동안 좋은 한국영화를 관객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온 무주산골영화제가 내년부터 시작할 새로운 프로그램에도 많은 기대와 응원을 부탁드린다.

 

[설문 결과]

1위(16표).  <괴인>(이정홍)

2위(12표).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김세인)

3위(10표).  <너와 나>(조현철)

                   <다음 소희>(정주리)

                   <소리도 없이>(홍의정)

4위(8표).    <남매의 여름밤>(윤단비)

5위(7표).    <다섯 번째 흉추>(박세영)

6위(6표).    <올빼미>(안태진)

7위(5표).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고>(박송열)

                   <비밀의 언덕>(이지은)

                   <작은 빛>(조민재)

                   <찬실이는 복도 많지>(김초희)

8위(4표).    <두 사람을 위한 식탁>(김보람)

                   <사랑의 고고학>(이완민)

                   <절해고도>(김미영)

                   <휴가>(이란희)

9위(3표).    <드림팰리스>(가성문)

                   <잠>(유재선)

                   <컨버세이션>(김덕중)

 

 

[설문 참여자]

곽신애(영화사 수목원 대표), 김병규(영화평론가), 김성훈(『씨네21』 디지털콘텐츠본부장), 김소미(『씨네21』 기자), 김순모(프로듀서), 김영(프로듀서), 김영덕(부산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위원장), 김영우(서울독립영화제 프로그래머), 김조광수(영화감독, 프로듀서), 김형석(춘천영화제 집행위원장, 영화평론가), 김혜리(『씨네21』 기자, 영화평론가), 남다은(영화평론가), 달시 파켓(들꽃영화상 집행위원장, 영화평론가), 모은영(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프로그래머), 박관수(기린제작사 대표, 한국프로듀서조합 부대표), 백은하(백은하 배우연구소장), 백재호(영화감독, 한국독립영화협회 이사장), 변영주(영화감독), 손시내(서울국제여성영화제 프로그래머), 송경원(『씨네21』 편집장), 심재명(명필름 대표), 안소현(인디스페이스 사무국장), 윤성은(영화평론가), 이동하(영화사 레드피터 대표, 한국프로듀서조합 대표), 이용철(영화평론가), 장건재(영화감독), 장성란(영화 저널리스트), 정민아(영화평론가), 정재은(영화감독), 정지혜(영화평론가), 정한석(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조혜영(영화평론가), 주성철(씨네플레이 편집장), 한준희(영화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