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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판' - 무주셀렉트 : 동시대 시네아스트

“나의 모든 영화들은 자신의 얼굴을 잃지 않으려고 애쓰는 사람들에 대한 것이다.”

 

무주산골영화제는 2018년부터 5편 내외의 장편영화를 연출한 전 세계의 감독 중 동시대 영화 미학의 최전선에 서 있는 가장 중요한 감독이면서도 국내에는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감독을 매년 1명씩 선정해 그의 주요 장편영화를 상영하고, 영화평론가의 전문 비평과 함께 집중 조명하는 감독 특집 프로그램 [무주 셀렉트 : 동시대 시네아스트]를 신설했다. 작년에는 영국의 가장 중요한 여성 감독 중 한 명인 안드레아 아놀드를 본 프로그램의 첫 주인공으로 소개한 데 이어, 올해에는 칸영화제가 사랑하는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시네아스트 중 한 명이자 스웨덴의 거장 로이 앤더슨 Roy Andersson 이후 동시대 스웨덴의 가장 중요한 영화감독으로 평가받는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을 소개한다.

 

그는 2004년 장편데뷔작 이후 현재까지 총 다섯 편의 장편영화를 연출했다. 국내에는 네 번째 장편영화 <포스 마쥬어: 화이트 베케이션>이 극장 개봉을 하면서 영화의 특별한 설정과 흥미로운 이야기 때문에 알려지기 시작했고, 그의 최신작 <더 스퀘어>가 2017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후 개봉하면서는 블랙 코미디를 기가 막히게 연출하는 재능있는 스웨덴 감독 정도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실 그의 전작들을 하나씩 살펴보면, 그가 최근에 만든 블랙 코미디 두 편은 자신의 작업을 가장 극영화적으로 풀어낸 영화일 뿐, 그의 진짜 재능은 ‘코미디’가 아니라 ‘블랙’에 있으며, 코미디라는 외투를 입은 그의 영화 속에는 정말 잘 벼려진 칼이 숨겨져 있음을 알게 된다.

 

그는 데뷔작에서부터 인가의 사회적 행동의 미묘한 지점, 특히 윤리와 도덕의 사각지대, 사회적 망신에 대해 느끼는 인간의 두려움을 절묘하게 포착하여 자신의 영화에 끌어들였다. 그는 항상 인간의 행동에 대한 영화를 만들어 왔고, 늘 사람들이 위기가 닥쳤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지 그리고 사람들은 환경이 변화할 때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 왔다. 정리하자면 그의 말대로 그의 모든 영화들은 자신의 ‘사회적 얼굴’을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애쓰는 인간에 관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영화 속 캐릭터들은 모두 순간적인 결정으로 정의되고, 그의 영화 속 인물들은 자기 자신을 연기하는듯 보이고, 그래서 그의 초기 영화들이 특히 다큐멘터리와 극영화의 경계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건 바로 이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특별전은 감독이 자신만의 영화의 집을 짓기 위한 주춧돌을 놓았던 데뷔작 <몽골로이드 기타>와 두 번째 영화 <분별없는 행동>, 절대 무너지지 않을 기둥을 확실하게 세우는 데 성공했던 세번째 영화 <플레이>, 완성된 집의 모습을 처음으로 세상에 선보였던 네 번째 영화 <포스 마쥬어:화이트 베케이션>, 완성된 집을 더욱 화려하게 치장하고, 자신의 어마어마한 영화적 야심을 최대치로 밀어붙여 결국 자신의 경력에 정점을 찍게 한 영화 <스퀘어>를 한꺼번에 골라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며, 스웨덴의 선배 감독 로이 앤더슨과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자장 안에 있으면서도 그들과는 완전히 다른 독창적인 영화세계를 구축함과 동시에 확장해나가고 있는 동시대 가장 중요한 시네아스트인 루벤 외스틀룬드의 영화 미학에 대해 깊게 살펴볼 수 있는 흔치 않는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