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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이미지
나의 정원

원태웅

한국201972min다큐멘터리color전체

감독원태웅

셔터문이 반쯤 닫힌 가게 안에 한 남자가 있다. 손님도 찾아오지 않는 이 공간에는 ‘보성타일 인테리어’라고 적힌 간판과는 다르게 캔버스와 미술도구, 그리다 만 그림들이 놓여 있다. 남자는 매일 아침부터 해질 무렵까지 이곳에 머물며 캔버스에 붓질을 하거나 흔들의자에 몸을 기대 하루를 보낸다. 이렇게 반복되는 일과는 그의 삶을 지탱하는 일부분이 되기도 하고, 셔터문 밖의 세상과 그를 단절하게도 만든다. 여름에서 가을로, 겨울에서 봄으로 흘러가는 세상의 계절과 다르게 그의 시간은 알 수 없는 곳을 떠다닌다. 영화는 의심과 다짐이 교차하는 그의 시간들을 이 작은 공간 한편에서 찬찬히 지켜본다.

 

 

*World Premiere​ 

 

원태웅

1981년 서울 출생.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조형예술과 졸업했다. 가족과 사라져가는 공간에 대한 단상으로 이뤄진 두 편의 장편 다큐멘터리 <장 보러 가는 날>(2012), <아들의 시간>(2014)을 제작했다. 현재는 평범한 것들에 관심을 갖고 영화를 제작하고 있다.​

Schedule

  • 2019-06-08

    13:30

    무주산골영화관 반디관

    A GV

  • 2019-06-08

    13:30

    무주산골영화관 태권관

    A GV

About Movie

 

돌이켜보면, 예술은 예술 또는 예술가에 대한 판타지를 스스로 생산하면서 스스로 강화해왔다. 그러나 모든 예술은 기본적으로 육체노동에 가깝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자전적 에세이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에서 자신의 작업 방식에 대해 설명한 적이 있다. 그는 새벽에 일어나 주방에서 커피를 데워 큼직한 머그잔에 따르고 책상 앞에 앉아 컴퓨터를 켜고 소설을 쓰는 일을 매일 반복하는데, 장편소설을 쓸 때는 하루에 200자 원고자 20매씩을 규칙적으로 또는 기계적으로 쓴다고 한다. 더 쓸 수 있어도 20매를 쓰고, 도저히 쓸 수 없을 때도 어떻게든 20매를 채운다고 한다. 여기 하루키처럼 규칙적으로 작업을 하는 전업 화가가 있다. 이재헌 화가. 그는 인간의 내밀한 고민과 감정을 표현하고, 이를 통해 인간의 실존을 탐구해 온 화가다. 두 번째 장편 다큐멘터리 <아들의 시간>(2014)으로 주목받았던 원태웅 감독의 세 번째 다큐멘터리 <나의 정원>은 이재헌 화가의 전업 화가로서의 일상을 담는다. 그는 아침이 되면 아들을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보성타일 인테리어’라는 간판이 달린 작업실에 매일 출근한다. 그리고 아침부터 저녁 퇴근할 때까지 작업실에 머물며 그림을 구상하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통화하거나, 먹거나, 쉬거나, 낮잠을 잔다. 원태웅 감독은 낮에서 밤으로, 봄에서 겨울로, 그리고 다시 봄으로 이어지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한 직업 화가의 소소한 일상과 함께 이재헌 화가의 작품들이 스케치 되고, 채색되고, 결국 완성될 때까지의 과정을 담아내면서 여기에 이재헌 작가의 복잡한 내면과 예술적 여정을 형상화한 상상의 이미지들을 연결한다. 부분적으로 하룬 파로키의 단편 <자라 슈만의 그림 Image by Sarah Schumann>(1978)을 연상시키는 이 영화는 매일같이 자기 확신과 자기 의심 사이를 오가는 한 직업 화가의 일상과 내밀한 내면, 그리고 시간의 흐름과 관계없이 어딘가를 부유하는, 감독에 의해 이미지화된 예술가의 상상, 그리고 그의 창조적 예술 세계를 한꺼번에 그리고 입체적으로 엿보는 아주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감히 올해의 발견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Photo·Trai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