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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이미지
벌새

김보라

한국2018138min극영화color전체

감독김보라

성수대교가 무너졌던 1994년, 중학생 은희는 방앗간을 하는 부모님 그리고 언니, 오빠와 함께 살고 있다. 온 가족이 자신들의 문제와 싸우고 있는 동안, 은희는 오지 않을 사랑을 찾아 섬처럼 떠다닌다. 이런 은희의 삶에, 그녀를 이해해주는 유일한 어른인 김영지 선생님이 찾아온다. 벌새가 꿀을 찾아 날아다니듯 사랑과 관심을 갈구하고 다니는 은희의 성장기를 담아낸 영화.

 

김보라

동국대학교 영화영상학과와 뉴욕 컬럼비아대학교 대학원 영화과 (M.F.A)를 졸업.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피치 & 캐치 대상 메가박스 상, 영화진흥위원회, 서울영상위원회, 성남문화재단 독립영화 제작지원을 받았다. 2018년, 미국 IFP 내러티브 랩에 선정되었고,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 시네마 펀드, 선댄스영화제 후반 작업 지원을 받았다.​

Schedule

  • 2019-06-08

    10:30

    무주산골영화관 반디관

    A GV

  • 2019-06-08

    10:30

    무주산골영화관 태권관

    A GV

About Movie

기억은 보통 낭만적인 노스탤지어를 동반한다. 그래서 우리는 끔찍했던 과거의 기억조차 견딜만 했던 것으로 쉽게 포장하곤 한다. 이렇게 과거를 소환해 남성적 낭만과 노스탤지어로 포장했던 영화가 <친구>(2001)였고, <말죽거리 잔혹사>(2004)였다. 남성들의 과거, 특히 학창시절을 다루는 이런 영화들의 서사에는 샤워를 하고 거울을 바라보며, 스스로의 모습에 만족해 하는 남성의 심리가 투영되어 있다. 김보라 감독의 데뷔작 <벌새>의 특별함은 항상 남성들의 관점으로 소환했던 과거의 기억을, 거울을 보면 외모의 장점보다 단점을 먼저 발견해내곤 하는 여성의 시선으로 소환했다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시선을 남성에서 여성으로 바꾸면 그동안 보지 못했던 시대적 풍경과 일상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래서 김보라 감독의 데뷔작 <벌새>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1994년을 온몸으로 관통했던 한 소녀의 일상을 담담하게 따라가지만, 영화는 예기치 않게 당시의 한국 사회가 얼마나 폭력적이었는지, 우리는 그 폭력에 얼마나 둔감했는지를 보여준다. 그러니까 <벌새>는 <친구>와 <말죽거리 잔혹사>가 판타지화된 남성성을 기반으로 담아냈던 그 시대와 비슷한 시대를 살았지만, 일상적 폭력으로 가득했던 그 시대를 다른 위치에서 다른 방식으로 견뎌내어야 했던 한 소녀의 성장기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맥락은 다를 수 있겠지만, <벌새>는 68년 프랑스의 신좌파로부터 시작되어 최근 페미니즘 논쟁에서 종종 회자되는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정치적인 것이다’는 문장을 떠올리게 한다. <벌새>가 정치적인 영화라서가 아니라 정치적인 영화가 되려는 욕망 없이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로 한 시대를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선으로 온전히 담아냈기 때문이다. 의식적으로 영화를 또는 다큐멘터리를 한국 사회의 부조리와 현실을 담아내는 도구로 활용하곤 하는 최근 독립영화의 어떤 경향 속에 튀어나온 이 영화가 반가웠던 건 이 때문이었다.

Photo·Trai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