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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이미지
여름날

오정석

한국201982min극영화color전체

감독오정석

승희는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엄마의 빈자리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고향 거제도로 내려온다. 삼촌 내외는 갑작스레 눌러앉은 그녀를 마뜩하지 않게 생각하고 노쇠한 할머니는 여윈 몸을 이끌고 농사일을 이어간다. 그들의 평범한 일상에서 승희는 마을을 서성이며 생애 가장 혼란스러운 감정의 동요를 느낀다.

오정석

단국대학교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을 졸업했다. 2015년 연출한 단편 <역전>(2015)은 제17회 부산독립영화제에서 상영되어 관객상을 수상했다. 김덕중 감독의 <에듀케이션>(2019)을 촬영했고, 2019년 장편 <여름날>을 통해 의지할 곳 없는 청춘의 여름날을 표현하고자 했다. 제47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처음으로 상영되었다. 

Schedule

  • 2020-06-06

    11:00

    무주예체문화관 다목적홀

    A GV

About Movie

고향은 보통 내가 태어나서 자란 도시나 마을을 말한다. 하지만 성인이 되고 나서도 고향이 고향으로 남기 위해선 나와 고향과의 관계를 이어줄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 무언가는 보통 부모님일 때가 많지만, 가까운 친척이나 친구일 때도 있다. 그게 없다면 고향은 그저 이름만 고향인 막막하고 서먹한 공간일 뿐이다. 승희의 고향은 거제다. 어머니는 얼마 전에 돌아가셨고, 이제 거제에는 할머니와 삼촌 내외, 고향 친구 정도만 살고 있다. 서울에 살던 승희가 잠시 휴직하고 고향에 왔다. 잘 곳이 마땅치 않아 엄마의 유품이 있는 컨테이너에서 자기로 한다. 먹고 살기 바쁜 삼촌 내외는 승희를 썩 달가워하지 않는 눈치고, 거동이 불편하고 매번 깜빡깜빡하는 할머니는 좀 걱정이 된다. 오랜만에 고향에서의 승희의 일상이 시작된다. 고향 친구를 만나 수다를 떨고, 할 줄도 모르는 낚시를 해보기도 하고, 우연히 알게 된 거제 청년과 데이트도 한다. 하지만 승희의 몸과 마음은 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계속 떠돈다. 오정석 감독의 장편데뷔작 〈여름날〉은 고향으로 잠시 돌아온 승희가 왠지 마지막이 될 것 같은 고향에서의 여름날을, 부유하는 그 눅눅한 시간을 담담하게 흘려보내는 영화다. 오정석 감독이 직접 잡은 카메라는 길고 충분한 호흡으로 승희를 따라 거제도 이곳저곳을 떠돈다. 롱테이크가 제법 많지만 사각의 프레임은 배우들의 놀이터가 되고, 배우들은 원래 승희였고 원래 거제 청년이었던 것처럼 영화 속 시간을 살아낸다. 감독은 자신만의 리듬으로 영화를 천천히 끌고 간다. 그리고 승희의 일상 뿐 아니라 그 일상 사이에 숨겨진 외로움과 고독의 감정까지 차곡차곡 담아낸다. 그렇게 “의지할 곳 없는 청춘의 여름날을 표현하고 싶었다”는 감독의 연출의도는 그대로 영화가 된다. 할머니가 돌아가셨으니 이제 승희에게 거제는 이름뿐인 고향일 것이고, 아마도 다시 고향에 올 일은 없을 것이다. 물론 승희의 삶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될 것이다. 삶은 긍정과 희망으로만 계속되는 건 아니니까. 

Photo·Trai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