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포스터 이미지
해협

오민욱

한국2019126min다큐멘터리color15 +

감독오민욱

지난 새벽 화롄에서 지진이 발생했어요. 중국에서 온 여행객들이 매몰되었다고 해요. 이곳 타이난을 덮친 지진으로부터 꼭 2년이 되는 날이에요. 대지가 요동치던 그날 새벽은 쉽사리 잊히지가 않아요. 제 고향 난터우에서 일어났던 지진을 어머니는 기억하시나요? 저는 그때 어머니의 뱃속에 있었겠죠. 지진 소식에 타이완 섬 전역이 귀 기울이고 있어요. 매몰된 사람들이 구조되었으면 좋겠어요. 지난 가을, 한국에서 온 남자를 알게 되었어요. 그는 이곳 타이난에서 열린 영화제에 참석하기 위해 타이완에 왔다고 했어요. 그가 부산으로 돌아간 뒤 한 통의 메시지를 받았어요. 진먼 섬에 함께 가 줄 수 있냐는 내용의 메시지였어요. 9월엔 진먼 섬에 가게 될지도 몰라요.​

오민욱

이미 도래한 것과 도래하지 않은 것, 그 언저리에서 선택되거나 배제된 형상들은 무엇인지 다큐멘터리 형식을 통해 질문하고 있다. 6월 항쟁, 부산 미문화원방화사건, 백악기에 형성된 암석군, 부산의 기지촌, 거창양민학살사건, 동아시아의 두 해협 등에 관한 작품이 그 실천의 결과물들이다. 

Schedule

  • 2020-06-07

    11:00

    무주예체문화관 다목적홀

    15 GV

시놉시스


About Movie

​​1945년 일본이 패망한 후 중국 대륙과 한반도에서 발발한 내전은 종전 선언도 하지 못한 채 중국과 대만, 대한민국과 북한을 탄생시켰다. 그리고 전쟁이 끝난 것도, 계속되는 것도 아닌 기이한 휴전상태가 시작되었다. ‘휴전은 언제부턴가 평화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었지만, 전쟁이 남긴 유무형의 흔적과 근원적 불안은 유령처럼 대만 해협과 대한 해협을 따라 여전히 부유하고 있다. 오민욱 감독은 나라마다 각기 다른 모습으로 출몰하는 전쟁의 유령과 그로 인해 나타나는 징후적 풍경에 주목했다. 그리고 약 3년간 이 유령과 풍경들을 채집했다. 오민욱 감독의 두 번째 다큐멘터리 <해협>은 그의 카메라에 채집된 전쟁의 흔적들을 리드미컬하게 연결한 에세이 영화이자, 이를 통해 커다란 의미 덩어리를 만들어 결국 아시아 전쟁의 역사를 성찰하려고 한 대담한 영화적 시도이다. 마치 끝말잇기를 하듯, 하나의 사건은 연상되는 다른 사건으로 이어지고, 하나의 감정은 다시 다른 감정으로 이어지면서 이미지들은 물속을 유영하듯 흘러간다. ‘풍경은 풍경을 불러온다고 한 샤오의 독백은 이 영화를 이해하는 중요한 키워드다. 샤오는 감독을 진먼 섬으로 안내한 대만의 현지 가이드이며, 이 영화의 화자이자, 이 영화의 서사를 실질적으로 주도하는 부리람 출신의 엄마에게 보낸 편지를 쓴그 딸이다. 영화는 오래된 푸티지 사진과 영상을 거의 쓰지 않으면서 현재의 이미지들을 연결한 다음, 거기에 샤오의 목소리를 얹어 과거의 역사를 소환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아시아 전쟁의 역사를 기억하고 성찰하면서 한국 다큐멘터리가 가본 적이 없는 곳에 당도한다. 그렇게 현재의 이미지는 나의 기억으로 박제된다. 이런 의미에서 <해협>이 역사를 성찰한 방법은 영화사 최고의 에세이스트 크리스 마르케의 걸작 <태양 없이>에 등장하는 유명한 보이스 오버 내레이션 한 구절에 함축적으로 담겨 있는 듯하다. 나는 도쿄의 1월을 기억하기보다 내가 촬영한 도쿄의 1월의 이미지들을 기억해요. 그것들은 내 기억으로 치환되었고, 그것들이 이제 내 기억이예요.”​​

 

Photo·Trai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