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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이미지
웬디와 루시

켈리 라이카트

미국200880min극영화color12 +

감독켈리 라이카트

켈리 라이카트 감독의 세 번째 연출작이다. 웬디는 일자리를 찾아 알래스카로 향하는 중이다. 돈이 없어 차에서 지내지만 항상 반려견 루시가 함께 있어 큰 위안이 된다. 잠시 멈춰선 도시에서 차가 고장 나고, 설상가상으로 웬디는 마트에서 루시의 사료를 훔치다 경찰에 연행된다. 조사를 마치고 돌아오니 루시가 사라졌다. 영화는 집과 차와 반려견을 잃고 결국 혼자 남게 된 웬디의 혹독한 현실을 담담하게 담아낸다. 라이카트 영화 중 가장 깊은 감정적 여운을 남기며 끝이 난다. 올드 조이와 같이 조너선 레이몬드의 같은 단편소설집의 이야기를 각색한 영화로, 미셸 윌리암즈의 첫 출연작이다. 61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서 상영되었다.
 

 

Schedule

  • 2020-06-06

    13:30

    무주전통생활문화체험관

    12T

About Movie

라이카트의 영화는 지역이 지닌 고유한 풍경을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영화의 이야기뿐 아니라 제작 방식도 그러하다. 미국의 동부와 서부를 잇는 철도가 지나가고 오래된 숲과 바다와 사막도 찾을 수 있는 오리건의 지형은 라이카트에게 풍성한 재료를 제공해준다. 올드 조이부터 어둠 속에서까지 이어진 작가 조너선 레이몬드와의 만남이나 오리건에서 활동하는 스태프를 비롯해 제작에 관여하는 토드 헤인즈에 이르기까지 영화를 만들어가는 과정 또한 지역의 독립적인 환경, 친밀한 인간관계, 각각의 경험과 태도가 공유되기 때문에 가능하다. 라이카트에게 영화 만들기와 살아가기는 동일한 목적을 가진 두 가지 실천이 된다. 라이카트의 영화 속 공동체는 아주 느슨한 형태로 이루어져 있을 때가 많다. 우연히 만나게 된 두 사람, 오랜만에 만난 두 친구, 정착지를 찾기 위해 사막을 횡단하는 이주민들, 함께 정치적 시위를 하기 위해 동행한 두 청년, 우연히 만나거나 스쳐 지나가게 된 여인들은 자주 길을 걷고 차를 타고 길을 지나며 새로운 삶을 찾기 위해 애쓴다. 때론 목적지가 깊이 숨어있기도 하고, 원하던 곳을 찾지 못해 헤매기도 하며, 아예 도착하지 못하기도 한다. 라이카트의 인물들은 어김없이 좌절하고 멈춰 서고 머뭇거리는 채로 풍경 속에 놓여있다. 그들은 늘 길을 가는 도중에 곤란을 겪고, 그로 인해 여정의 목적지는 불확실해진다. 웬디와 루시는 일자리를 찾아 인디애나에서 출발해 알래스카로 향하는 웬디와 그녀의 반려견 루시(라이카트의 반려견이기도 하다)의 여정을 담고 있다. 포틀랜드에 발이 묶인 그녀의 걱정거리는 일상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것들이다. 웬디는 루시의 사료, 점점 줄어드는 돈, 폐차 직전의 자동차라는 눈앞의 현실을 참아내며 불확실한 알래스카의 일자리를 꿈꾸기엔 너무 절박하다. 게다가 지금까지 웬디의 곁에 있어준, 가장 친밀한 루시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 돈 벌어서 다시 오겠다는 약속이 지켜질 것 같지 않고, 그녀의 빈곤함이 사라질 것 같지 않다. 오리건을 관통하는 기차의 선로를 따라 일자리를 잃은 자들이 모여들어 잠을 청하고, 숲속에 버려진 깡통을 주워 돈으로 바꿔 숙식을 해결하듯, 웬디도 점차 노숙인과 다를 바 없어질지 모른다. 그녀가 살기 위해 애쓸수록, 루시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할수록 알래스카로 가는 길은 점점 멀어져간다. 라이카트는 부시 행정부에 대한 비판(아프간과 이라크 전쟁에 쏟아부은 돈, 경제적 파탄이 초래한 일자리와 주거 문제)을 웬디와 루시의 헤어짐으로 대신한다. 이처럼 가슴 아린 이별은 없을 것이다. (박인호)

 

Photo·Trai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