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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수필

[산골수필 3호] 시네마 천국, 무주산골영화제_천세진 공무원

시네마 천국, 

무주산골영화제

 

 

 

2015년 무주군청 문화관광과로 인사이동된 뒤 가장 먼저 맡게 된 일이 바로 무주산골영화제였다. 그때만 해도 내가 3회부터 6회까지 무려 4년이란 긴 시간을 영화제와 함께하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당시엔 영화제를 어떻게 하면 잘 치러낼 수 있을까 보다 영화제라는 축제가 존폐의 갈림길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 인구 25천여 명이 사는 무주 시골에서의 영화제라는 다소 생소한 이미지와 겨우 세 돌을 맞은, 아직 자리 잡지 못한 짧은 기간은 무주군민이나 외부로부터도 낯설게 느껴졌을 것이다. 그러기에 내게는 해야만 하는 일이었고, 고민할 시간은 없었다.

 

 

 

3회 영화제가 개최되었던 2015, 메르스 확산까지 겹친 악조건에서도 관객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잔뜩 움츠린 채 영화를 감상하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더운 여름 이리저리 바삐 뛰어다니다 덕유산국립공원 야외상영장에서 지친 몸을 쉬고자 잠시 누웠는데 그 순간 파란 하늘이 눈에 들어왔고, 뮤지션 선우정아의 공연이 귀에 들어왔다. 순간 온몸에 들었던 긴장과 피로가 풀리며 기분이 좋아졌다. 이게 무주산골영화제가 주는 힘이구나!‘ 자연으로 가득한 공간, 하늘과 맞닿은 스크린, 풀 내음 그리고 생생한 라이브 공연. 이 모든 것들이 나를 힘들게 하던 긴장과 스트레스를 사라지게 만들고, 모든 것이 한없이 좋아 보이고 좋게만 들리게 만들었다. 이제 와 생각해보면 영화제로 바쁘게 그리고 열심히 일하던 나에게 어쩌면 무주산골영화제는 그 자체가 내게 주는 상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렇게 무주산골영화제는 매년 나에게 힐링과 상을 주었다. 해를 거듭할수록 등나무운동장을 가득 메우는 관객들, 저마다 돗자리를 깔고 치킨과 맥주와 함께 영화를 즐기는 광경, 밤이면 한겨울처럼 추운 덕유산 야외극장에서 패딩을 입고 담요를 덮고 서로를 꼭 안으며 영화를 보는 연인들... 무주까지 찾아온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여유와 즐거움의 시간을 선물한 것 같아 뿌듯했다. 영화 <시네마 천국>에서 동네 영화관이 사람들에게 웃음과 행복을 주었듯이 무주산골영화제는 세련됨보다는 안락함을, 빠름보다는 느림의 여유를 선물해주는 듯했다.

  

4년이라는 시간 동안 무주산골영화제를 담당하면서 생긴 소원이 하나 있다. 그것은 꼭 관객으로 가족과 함께 영화제를 만끽하는 것! 올해는 그 소원을 이룰 수 있게 되어 벌써 설렌다. 등나무운동장에 들어서면 느낄 수 있는 초록색 풀 내음과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이젠 여유롭게 느껴보고자 한다. 고생했던 기억도 있지만(물론 영화제 직원들이 100배는 더 고생했다!) 좋았던 기억이 더 많기에 이젠 담당자로서 함께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기도 하다. 그러나 이 마음을 담아 제7회 무주산골영화제를 더 사랑해보고자 한다.

 

 

 

천세진

공무원. 무주군청 문화관광과 소속으로 무주산골영화제를 만나 

4년을 함께 했고, 이제는 관객으로 영화제를 즐기며 함께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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