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피터스 문 Jupiter's Moon

코르넬 문드럭초 Kornel Mundruczo

헝가리, 독일, 프랑스│2017│123분│극영화

시리아 난민 아리안과 그의 아버지는 헝가리에서 세르비아로 탈출하려던 중 경찰의 추격을 받게 된다. 이때 총에 맞은 아리안이 난민수용소로 후송되고, 부패한 의사 스턴은 공중부양을 자유자재로 하는 아리안의 초능력을 알게 된다. 2014년 <화이트 갓>으로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 대상을 받은 헝가리 감독 코르넬 문드럭초의 최신작이자 2017년 칸영화제 경쟁부문 상영작이다. 중력을 거스르는 능력을 갖게 된 이민자 아리안을 통해 유럽의 난민 문제, 종교, 테러, 실업자 등 국제사회의 복잡한 이슈들을 은유적으로 담아낸다. SF 장르에 묵직한 주제를 녹인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이는 영화로, 가볍게 떠오르는 아리안의 육체와 일순 고요해지는 주변의 풍경을 담은 미장센, 감각적인 카메라 워크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제6회 무주산골영화제

2018. 06. 24 일요일 무주전통생화문화체험관

진행: 주성철 씨네21 편집장

주성철)

<주피터스 문> 산골토크를 부탁받은 다음 두 개의 큰 사건이 있었어요.

하나는 제주 예멘 난민이 있었고, 또 하나는 예전부터 반난민법을 시행해온 헝가리에서 개인이든 단체든 난민을 도와주면 징역 1년까지 처할 수 있는 강력한 반난민법이 통과되었습니다. 이 영화가 헝가리에서 만들어진 작품인 걸 감안하고 보시면 이 작품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이해가 될 거 같아요.

헝가리에 관해 이야기를 조금 더 하자면, 현재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올해 4선에 성공하면서 계속해서 극우 성향의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이 총리의 특징은 3가지로 요약돼요. 러시아 푸틴식의 강력한 정치 권력을 추구하는 친 러시아적이고, 또 하나는 친 트럼프 정책입니다. 세 번째로 제한적 민주주의입니다. 헝가리는 오르반 총리 이후에 계속 언론에 대한 탄압과 통제를 보여주면서 굉장히 제한적인 민주주의를 실천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그런 나라에서 이런 영화를 만들었다는 얘기를 다시 한번 드립니다.

이제 <주피터스 문>을 만든 코르넬 문드럭초 감독에 관해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이 작품은 작년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어 상영됐죠.

반응은 굉장히 좋았습니다. 왜냐면 코르넬 문드럭초 감독의 전작인 <화이트 갓> 작품이 그 전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부문에 상영이 되면서 사람들이 감독의 차기작에 많은 관심을 가졌죠. 당연히 <주피터스 문>으로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었습니다. 작년 칸영화제 심사위원단 중에 이 영화의 수상여부로 격렬하게 싸웠던 두 사람이 있었답니다.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과 미국의 배우 윌 스미스인데요. 윌 스미스가 이 작품을 굉장히 좋아했다고 합니다. 윌 스미스가 올해 자신이 봤던 작품 중에서 가장 좋았고, 기존 헐리우드 스타일의 슈퍼 히어로물과는 완전히 다른 작품이라고 칭찬을 했습니다.

<주피터스 문>에는 크게 몇 가지 스타일이 있습니다. 하나는 지금 동유럽국가에서 첨예한 문제인 난민 문제를 얘기하고 있다는 소재적인 측면과 또 하나는 동유럽의 슈퍼 히어로물이라는 점입니다. 작년 칸에서 「씨네21」과 코드넬 문드럭초 감독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그때 영화가 가진 슈퍼 히어로물적인 특성에 대해서 질문을 했을 때 코드넬 감독도 동의하며 본인도 헐리우드 슈퍼 히어로물을 굉장히 좋아한다고 얘기했어요. 또 하나는 본인이 과거 구소련 시절 동유럽 국가에서 만들어진 SF영화들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제 난민 문제에 대해 이야기 드리겠습니다. <화이트 갓>의 배경 역시 헝가리 부다페스트입니다. 근미래를 배경으로 순종 개들은 놔두고 잡종 개를 따로 수용소에 모아서 관리한다는 내용입니다. 그때도 개를 그리는 이미지를 보면서 난민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거 같다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주피터스 문>까지 보고나니 코르넬 감독이 최근에 난민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화이트 갓>에는 개 수백 마리가 등장하는데요. 텅 빈 부다페스트 거리를 질주하는 수백 마리 개떼 장면은 굉장히 놀라워요. 어떻게 촬영을 했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주피터스 문> 역시 촬영이 뛰어납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장면은 주인공이 하강하는 장면이죠. 옥상에서 하강할 때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적인 모습을 하나하나 비춰주는 장면들이 인상적입니다. 또 영화 후반부의 자동차 추격전도 우리가 흔히 헐리우드 액션 영화에서 보던 추격전과 완전히 다릅니다. 실제로 지금 헐리우드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동유럽 감독으로 코드넬 감독이 뽑히고 있는데요. 그런 점에서 보면 감독의 다음 작품은 헐리우드에서 만들지 않을까 생각도 들어요. 어떤 사람들은 <화이트 갓>, <주피터스 문>을 보고 헐리우드를 향한 감독의 구애 혹은 포트폴리오라고 비판을 하기도 하는데요. 저는 감독이 자신의 본질을 망각하고 영화제용 영화 혹은 헐리우드 자본에 눈길을 끄는 그런 영화를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주피터스 문>으로 돌아가면 주인공인 스턴 박사에게 눈길이 갑니다. 처음에는 난민 소년이 가지고 있는 공중부양 능력을 이용해서 돈을 벌 목적이어서 아무런 조건 없이 난민 소년을 도와주는데 계속 보고 있으면 의학자로서 순수한 관심인지 혹은 진짜 돈을 벌 목적인지 헷갈립니다.

영화 속에서 스턴 박사는 여러 헝가리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제일 처음 만난 부자의 경우에는 아들을 미국으로 보낸 정말 말 그대로 현재 헝가리의 뒤틀린 자본가의 모습을 상징하는 남자입니다. 그리고 극우성향의 남자를 만나고, 헝가리 예술가를 통해서는 안락사 문제를 이야기하죠. 코르넬 감독은 천사 난민을 등장시켜 서로 다른 헝가리 사람들을 만나게 하고 그 사람들로부터 정치적이고 철학적인 질문들을 끌어내며 헝가리를 포함한 동유럽의 현재를 정면으로 관통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고 영화 오프닝 자막도 굉장히 궁금하시죠? 유로파라고 하는.

제가 다시 한번 읽어 보겠습니다.

‘목성의 위성은 67개로 알려져 있고, 1610년에 갈릴레이는 가장 큰 위성 4개를 발견했다. 그중에 얼음층 밑에 바다가 있다고 추정되는 위성은 새로운 생명체의 발상지가 될 수도 있다. 그 위성의 이름은 유로파다.’

실제로 이 ‘유로파’ 검색을 해보면 오프닝에서 설명한 그대로 맞습니다. 유로파 위성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지구 외에 생명체가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점입니다. 고요한 신의 세계로 이루어져 있는, 그러니까 위성 전체가 얼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얼음층 밑에 거대한 바다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과학자들이 연구하고 있는데 만약에 그게 사실로 밝혀지면 지구보다도 물이 더 많은 행성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유로파 위성의 특징 중 하나가 방사능 수치가 높아서 이곳을 탐사하려는 탐사선이 있다면 방사능을 처리하는 장비 없이 하루도 견디기 힘든 그런 위성이라는 거죠. 또 하나는 중력 제한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아리안이라고 하는 소년이 가지고 있는 공중부양 능력들이 오프닝 자막에 등장했던 유로파, 물론 이 소년의 정체는 시리아 난민이지만, 이 유로파라고 하는 곳이 중력의 제한이 없는 위성이라고 하면 코르넬 감독은 우리가 유럽 전체가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이 난민들을 포용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유로파라고 하는 행성에 빗대어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오프닝 자막이 굉장히 거창하지만, 이 감독의 생각을 확연하게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하겠습니다.

사실 코르넬 감독의 <성녀 요한나>, <천국의 나날들> 등 초기 작품을 보면 오늘 보신 <주피터스 문>이나 <화이트 갓>하고는 완전히 성격이 달라요. 이 감독 나이가 75년생이니깐 초기 작품들을 만들었을 때는 20살의 패기 넘치고 요즘 식으로 말하면 젠더 감성이 떨어졌을 때 만든 작품이라 조금 보시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이 감독은 <화이트 갓> 이후에 완전히 달라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작년에 감독과 인터뷰한 내용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 의사가 천사 난민을 만나면서 소년의 보호자를 자청하는 등 생각이 바뀌어 가는 모습을 직접 표현된 부분이 레스토랑 장면입니다. 감독은 이 장면을 통해 망명자들과 난민들에게 그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헝가리라고 하는 자신의 조국이 어떻게 보면 독일, 프랑스, 영국 같은 유럽연합안에서 강한 나라는 아니지만, 난민들을 위해서 뭔가를 할 수 있고 희생을 감수할 수 있다면 세상은 바뀔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했습니다.

이런 인터뷰를 보면 코르넬 감독이 과거 20~30대 때 만들었던 영화들과는 완전히 작별하고 새로운 차원으로 진입을 했다고 말씀을 드릴 수가 있겠습니다.

<화이트 갓> 보신 분들은 마지막 장면이 인상적이실 거예요. 버려진 개 수백 마리가 달려들 때 그 개를 얌전하게 만드는 것이 어떻게 보면 사랑이거든요. 주인공 소녀가 음악을 연주하면서 그 개들이 얌전해지는 장면으로 영화가 마무리되는데 어떻게 보면 우리 사회의 아웃사이더들, 버려진 존재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고 할 수 있습니다. <화이트 갓> 경우도 <주피터스 문>처럼 오프닝에 자막을 썼어요. 이 자막 또한 굉장히 직접적입니다.

”끔찍한 존재들은 모두 우리의 사랑이 필요하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구에서 따왔습니다. 이전의 코르넬 감독은 이런 질문들을 던지지 않았죠. 그런데 보통 영화가 시작할 때 자기가 조금 생각하고 있는 경구, 유명한 말들을 오프닝 자막으로 쓰는 것을 보면 그만큼 자기는 어떤 얘기를 하고 싶고, 이 영화는 어떤 영화다라는 것을 강력하게 얘기하고자 하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혹시 이 작품을 통해서 동유럽 SF영화에 대해서 조금 관심을 가지실 분들을 위해서 가이드를 해드리면요. 실제로 이 감독이 동유럽 SF영화에 관심이 많아서 우리가 보는 SF영화에 등장하는 외계인들은 자기들만의 언어가 있을 수도 있는데 왜 다 영어를 쓰냐는 질문을 했었답니다. 사실 <우뢰매>같은 한국 SF영화를 봐도 다 한국어를 쓰니까 그건 만든 제작국가에 따르는 것이겠지만 그만큼 우리가 생각했던 SF영화의 세계, 그리고 슈퍼 히어로물의 세계 안에서 헐리우드가 절대적이기 때문에 그렇겠죠? 감독은 그런 점들을 얘기하고 싶어서 이런 질문을 한 거 같아요.

예전에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동유럽 SF영화를 20여 편 정도 상영한 적이 있어서 저도 그때 몇 작품을 봤는데요. 정말 우리가 알지 못했던 세계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80 ~ 90년대까지도 한국에서 영화를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동유럽, 구소련은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정도를 제외하고는 굉장히 미지의 영역이었죠. 연구하는 사람도 잘 없고 상대적으로 정보가 부족했어요. 우리가 SF영화의 효시처럼 이야기하는 작품이 프리츠 랑 감독의 <메트로폴리스>인데요. 이 작품은 1927년에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데 구소련에서 기념비적인 SF영화라고 부르는 <앨리타-로봇들의 반란>이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앨리타-로봇들의 반란>은 <메트로폴리스>보다 3년 먼저인 1924년에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아까 제가 서두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SF영화라고 하면 헐리우드 영화만 많이 떠올리게 되지만 사실은 1968년에 만들어진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와 그리고 1972년에 만들어진 타르코프스키 감독의 <솔라리스> 이 두 작품을 비교해보면 60년대 70년대 까지만 해도 동유럽 SF영화와 헐리우드 SF영화의 기술적인 차이가 거의 없죠. 그런데 이제 80년대 후반 90년대 이르면서 완전히 역전, 역전 수준이 아니라 공상과학의 세계는 헐리우드가 완전히 주도권을 쥐게 되었다고 할 수가 있겠는데요. 그런 점에서 과거 동유럽 SF영화들을 보면 기술적인 수준에 놀라게 되고 그들이 SF라고 하는 소재를 통해서 사회주의 사상과 없던 세상에 대한 어떤 동경, 우리가 모르는 미지의 세계를 표현한 능력들이 헐리우드에서 봤던 SF영화와는 굉장히 결이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조금 생각을 하고 지금까지 동유럽 SF영화를 본 적은 없지만 그런 쪽 계열에서 감성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 <주피터스 문>이라고 생각을 하시면 조금 도움이 될 것입니다.

SF소설에서도 필립K. 딕도 워낙 유명하지만, 동유럽에서는 아까 말씀드린 타르코프스키 감독의 <솔라리스>의 원작자이기도 한 스타니스와프 렘도 유명합니다. 이렇듯 동유럽 SF영화뿐만 아니라 유럽, 동유럽 SF 작가의 소설들이 국내에 소개되지 않아서 그런 쪽 감정을 느껴보지 못한 것이 슬픈 일이긴 한데요. 아무튼 <주피터스 문>이 가지고 있는 어떤 근 미래적인 상상력, SF적인 감성들의 원료가 그런 쪽에 있다는 것도 감안해볼 수 있겠습니다.

일단 정리를 해보면 <주피터스 문> 속 배경인 헝가리라고 하는 국가의 지금 현실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과 또 하나는 이 영화가 공상과학영화로 분류가 될 수가 있는데 흔한 헐리우드 슈퍼 히어로물과는 감성이 다른 과거 동유럽 SF 영화의 영향권 아래에 있다는 것이 있고요. 또 난민들을 통해서 코르넬 감독이 종교영화적이고 철학적인 지적까지 나아가려고 했던 야심을 보여주는 영화라는 것을 이해하시면서 이 작품을 감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난민 이야기를 조금 더 드리면서 마무리를 하자면요.

지금 유럽은 난민 문제가 굉장히 첨예한 갈등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그나마 지금 유럽에서 친난민정책을 유지했던 나라가 독일이었고 메르켈 총리인데 사람들이 워낙 반난민에 대한 정서가 강해지면서 메르켈 총리의 지지도 위협받고 있죠. 그리고 최근에 이탈리아 정부가 난민들을 받아주지 않자 독일과 비슷한 친난민정책을 가지고 있는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이 이탈리아 정부를 비판했다가 이탈리아 정부에서 이탈리아에 있는 프랑스 대사를 불러서 꾸짖는 일까지 생겼죠. 그럴 정도로 지금 유럽은 굉장히 심각한 난민문제를 겪고 있는데요. 그래서 유럽의 난민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유럽 각국의 정상들이 모여서 회의를 하기로 했다 합니다. 그런데 거기에 헝가리, 폴란드 국가들은 반난민정책을 고수할꺼니 회의에 아예 참여조차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아까 제가 서두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특정 개인이나 단체가 난민들을 도와주면 징역에 처하겠다는 난민 정책까지 발표한 것을 보면 굉장히 암울하죠? 사실은 정부와 무관하게 실제로 많은 사람이 난민에 대한 거부감이나 혐오감이 좀 있죠. 그러다 보니까 사실은 그런 균형감? 이걸 균형감이라고 표현해야 할지는 모르겠는데 그런 것 때문에 코르넬 감독도 이 작품 안에 테러에 대한 장면들도 넣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조금 첨언을 하자면요. 감독이 했던 얘기 중에 소개하면 과거에 이 감독이 <성녀 요한나>라는 작품을 만들었을 때도 그렇고 <화이트 갓> <주피터스 문>도 주인공들이 어린 친구들이 많아요. <성녀 요한나>에서 ‘어린이들이 희망이다. 세상의 희망이다’라는 대사가 있어요. 이 감독은 사실 작품 스타일, 소재 등이 급격하게 많이 변해가고 있는 스타일인데 그래도 하나 본질적인 것, 이 감독의 작품을 꿰뚫고 있는 본질을 하나 고르라면 사회의 소수자에 관한 관심 그리고 이방인에 대한 포용이 있습니다. 그리고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어린이들이 세상의 희망이라는 얘기들을 하고 있습니다. 너무나 교과서적인 얘기라고 할 수가 있지만, 이 감독의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테마가 그런 거라고 말씀드리면서 마치고 싶습니다.

관객 1)

이 영화의 메시지가 헝가리에 여러모로 되게 도발적인 것 같아요. 혹시 헝가리 안에서 이 영화가 어떤 반응이 있었는지 첫 번째 궁금합니다. 어느 정도 개봉이 됐고, 언론에서 어떤 반응이 나왔는지도 궁금합니다.

두 번째는 스타일이 굉장히 다양한 영화인 거 같아요. 아까 자동차 질주장면도 말씀하셨는데 이게 헝가리 영화인지 헐리우드 영화인지 모를 정도로 그런 이질적인 요소들이 많은 영화로 보입니다. 이런 것들이 보여주기식이라는 평도 있다 말씀해 주셨는데 이외에 이 감독의 스타일에 대한 평가는 또 어떤 게 있는지 그런 것들이 궁금합니다.

주성철)

처음 질문은요. 가장 최근은 확인을 안 해봤는데 이 영화는 자국에 개봉을 안 한 거로 알고 있어요. 개봉을 어떤 압력 때문에 못했다기보다는 사실 우리도 그렇습니다. 칸영화제나 베니스영화제에서 수상했던 감독의 영화가 개봉하기까지는 보통 1년 2년 걸리죠. 더군다나 이 작품은 작년에 수상을 했죠. 제가 최근까지 확인한 바로는 개봉을 안 한 거로 알고 있습니다.

두 번째, 이 감독의 스타일이라고 하면 어떤 거로 제가 설명을 할 수 있냐면, <화이트 갓>에 ‘이 영화를 미클로시 얀초 감독에 바칩니다.’ 라는 자막이 있어요. 헝가리를 대표하는 감독 중 한 명인데, 저는 이 자막이 이번 영화까지도 해당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초현실에 대한 어떤 감각인 거 같아요. 초현실이 마치 우리의 일상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게 코르넬 감독의 스타일인 것 같아요. 이전 작품에서 그랬죠. <성녀 요한나> 같은 작품도 병원 안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고 있는데 느닷없이 뮤지컬 하듯이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사실적이지 않은 가사들도 많고, <화이트 갓>의 경우도 잡종 개들이 도시를 장악하는 세상을 보면 현재를 그리고 있는 거 같은데 굉장히 초현실주의적이거든요. 그리고 <주피터스 문>도 아예 처음부터 그거를 드러냈죠. 총에 맞았을 때 그 소년의 핏방울 같은 것들이 뭉게뭉게 오르는 것을 보면 장면들 하나하나가 과거에 미클로시 얀초 감독이 보여주었던 초현실적인 느낌이 잘 살아있죠. 초현실을 다루되 우리의 일상처럼 자연스럽게 다루는 것이 코르넬 감독의 중요한 특징 같고 헐리우드에서도 그런 점들을 눈여겨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더 질문 없으시면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