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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 영화제(2020)

8회 영화제(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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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막작 (2)


정말 먼 곳A Distant Place

박근영

  • 한국
  • 2020
  • 119min
  • 15 +
  • color
  • 극영화

World Premiere

5년 전 서울을 떠나 화천의 한 목장에 정착한 진우는 동성 애인 현민과 조카 설이를 친딸처럼 키우고 있다. 어느 날 사라졌던 진우의 쌍둥이 여동생 은영이 자신의 딸 설이를 데려가겠다며 찾아오고 이들은 뜻밖의 시간을 함께 지내게 된다.

About Movie

한 시인의 일상을 통해 소중한 사람을 갑자기 잃어버린 상실감을 담담하게 담아낸 장편데뷔작 <한강에게>를 연출한 박근영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다. 그가 이번에 선택한 이야기는 동성애자 진우의 이야기다. 진우는 지금 강원도 화천의 한 목장에서 양 키우는 일을 하고 있다. 진우가 정성을 다해 키우는 존재가 하나 더 있는데, 쌍둥이 동생의 딸 설이다. 그는 설이와 목장 주인 가족과 함께 나름 편안한 일상을 살고 있다. 하지만 애인이 도착하고, 설이를 데려가기 위해 쌍둥이 동생이 찾아오면서, 그리고 무엇보다 진우와 애인이 동성 커플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진우의 일상에 균열이 생긴다. 게이의 사랑 이야기인 줄 알았던 영화는 이 지점부터 사회 드라마로 변화한다. 진우는 결국 마을 사람들의 눈을 견디지 못하고 다시 떠나야 할 처지가 된다. 아마도 비슷한 이유로 화천에 왔을 테지만, 그래서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을 테지만 진우는 이제 떠나야 한다. <정말 먼 곳>은 여러 가지 면에서 게이 멜로의 걸작인 이안 감독의 <브로크백 마운틴>이나 <브로크백 마운틴>의 요크셔 버전이라고 불리며, 가장 도전적이고 인상적인 영국의 장편데뷔작 중 하나로 손꼽히는 프란시스 리 감독의 <신의 나라>(2017)를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정말 먼 곳>은 두 영화와는 다른 길을 간다. 두 영화가 부분적으로 사회 문제, 특히 계급이나 난민 문제를 다루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게이 커플의 가슴 아픈 멜로 드라마의 길을 갔다면 <정말 먼 곳>은 반대로 멜로 드라마의 요소를 이식한 사회 드라마의 길을 간다. 그래서 영화는 한국 사회의 혐오와 편견의 문제를 건드리면서, ‘진짜 정말 먼 곳’을 찾아 매번 짐을 싸야 하는 사회적 약자에겐 디스토피아나 다름없는 한국 사회의 현실을 은유적으로 담아낸다. 아무리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아름다운 사랑의 모습이 담겨 있으며, 새로운 생명의 탄생으로, 그 탄생을 지켜보는 진우의 얼굴로 영화가 끝난다고 해도 <정말 먼 곳>이 결코 희극이 될 수 없는 건 바로 이 때문이다. 박근영 감독은 통속성이 강해 신파로 흐를 수 있는 영화를 누구나 쉽게 공감하고 몰입할 수 있는 매끈하고 세련된 사회 드라마로 치환시키면서 한층 노련해진 연출력을 선보인다. 절벽에서 떨어지지 않기 위해 ‘정말 먼 곳’을 상상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마음을 담아낸 아름답고 슬퍼서 잊을 수 없는 우화 한 편을 보고 나니 감독의 차기작이 궁금해졌다. 

Director

  • 박근영PARK Kun-young

    경희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단국대학교영화콘테츠전문대학원에서 영화연출을 전공했다. 단편영화 <사일런트 보이>(2015)는 전주국제영화제, 전북독립영화제, 대만청소년영화제 등 국내외 영화제에서 상영 및 수상하였다. 첫 장편영화 <한강에게>(2018)는 2018년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부문에서 상영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