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영화의 새로운 흐름을 이끌 신진 감독으로 주목받고 있는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의 최신작이다. 손에서 성경책을 놓지 않는 베냐는 학교 교육보다 성경 말씀에 귀 기울인다. 자신만의 종교 세계에 빠져, 현실주의자인 생물교사 엘레나와 사사건건 부딪히고 두 사람의 갈등은 깊어진다.

영화는 베냐와 엘레나가 각자 해석하는 종교를 통해 믿음과 맹신 사이의 간극을 보여주며 종교가 가진 왜곡과 모순에 대한 비판을 담아낸다. 마리우스 본 마옌버그의 희곡 [순교자]를 영화화했으며, 긴 대사와 다소 과장된 연기 톤 등 연극적 요소를 활용해 오히려 영화적 특징을 살렸다. 베냐 역을 맡아 엄청난 에너지를 표출한 배우 표트르 스크보르초프의 연기가 돋보인다. 한국배우 유태오가 러시아의 전설적 록가수 빅토로 최를 연기한 키릴 감독의 신작 <여름>은 올해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