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중반 〈스모크〉와 〈조이 럭 클럽〉 등의 영화로 잘 알려진 웨인 왕 감독의 최신작이다. 이창래 작가의 자전적 에세이를 바탕으로 하는 영화는 주택가를 달리는 주인공 창래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거친 숨소리로 달리던 그는 소리를 지르며 바닥에 주저앉는다. 우는지 웃는지 모를 일그러진 표정이다. 창래는 뉴욕에 있는 직장을 그만두고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집으로 돌아왔다. 위암에 걸린 어머니의 병수발을 하기 위해서다. 영화는 아픈 어머니를 둘러싼 가족들의 하루 동안의 모습을 통해 가족과의 사랑 그리고 이별을 덤덤하게 담아낸다. 폭발하는 감정보다는 분노, 슬픔, 후회가 응축된 감정이 영화 전체를 지배한다. 처음엔 한 발자국 떨어져 관조하듯 보겠지만 이야기가 쌓여가고 어느 순간이 되면 자연스럽게 자신과 가족을 투영하며 영화를 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후원 영화의전당 – 부산아시아필름아카이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