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토니아가 소련의 통치 하에 있던 1950년대, 조국의 국기와 영광스러운 과거를 숨기며 살아가는 에스토니아인 랠로의 가족에게 어느 날 위기가 찾아온다. 검은 옷을 입은 어른들이 찾아와 엄마를 체포해간 것. 공산당원과 비밀경찰의 감시와 억압으로 가족들은 괴로워하지만 순진한 딸 여섯 살 렐로는 자신이 착하지 않아서 엄마가 돌아오지 않는다고 믿는다. 렐로는 착한 아이가 되기 위해선 소련 공산당을 상징하는 빨간 스카프의 ‘소년단’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화는 약소국으로서 겪어야 했던 아픈 역사를 여섯 살 아이의 순수한 시선으로 관조한다. 때론 무지하고 위태로운 아이의 시선은 혹독하고 차가웠던 시대 분위기를 더욱 강렬하고 아이러니하게 담아낸다. 에스토니아 작가 렐로 툰갈의 자전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모니카 시메츠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며,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관객상 수상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