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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회 영화제(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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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첫사랑Goodbye First Love

미아 한센-러브

  • 프랑스
  • 2011
  • 110min
  • 12 +
  • color
  • 극영화

​카벨은 할리우드 고전기의 스크루볼 코미디 장르를 분석하면서 ‘재혼 코미디’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한차례 이별을 겪은 연인들이 다시 만나는 이야기로, 헤어져 있는 동안 상대의 필요성을 확인하고 잊고 있던 행복의 감정을 추구하기 위해 재회하는 커플의 영화를 일컫는 말이다. 〈안녕, 첫사랑〉은 엄격한 의미에서 카벨의 범주에 속한다고 하긴 어렵지만, 미아 한센-러브의 필모그래피에서 이례적인 재혼 코미디 영화라고 말할 수 있다. 그의 영화에 사랑과 상실은 모든 인물 간의 관계를 관통하는 공통의 정서로 나타나는데, <안녕, 첫사랑>은 어느 때보다 강렬한 사랑의 충동과 급격한 상실의 경험을 보여준다. 한센-러브의 표현을 빌리면, 이 작품은 그의 영화 가운데 유일하게 유년기의 “육체적 사랑”을 다루는 영화다.

<안녕, 첫사랑>이 비추는 연인은 카미유와 설리반이라는 젊은 커플이다. 영화는 그들이 첫사랑을 나누는 10대 시절부터, 헤어진 뒤 재회하는 20대까지의 시간을 따라간다. 설리반이 카미유를 떠나는 40분 즈음을 기점으로 앞뒤로 나뉘어 있는 이 영화에서 연인의 어린 시절을 보여주는 전반부는 관능적인 신체의 매혹과 생기 넘치는 풍경의 아름다움으로 돋보인다. 호숫가 근처의 별장에서 두 사람이 함께 말을 타고, 나무 열매를 따먹고, 풀숲에 누워 낮잠을 자고, 계곡에서 수영하는 장면들은 장 르누아르부터 에릭 로메르와 자크 로지에로 이어지는 프랑스 영화의 오래된 전통을 떠올리게 할 만큼 인상 깊은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빛나는 태양 빛 아래 목가적인 자연 풍경과 연인들의 유토피아적 낙원. 그들이 휴가를 보내는 곳은 경쾌하고 유연하며 부드럽고 자유로운 움직임이 허용되는 특권적인 장소다. 그러나 미아 한센-러브는 신체와 풍경의 관능에(만) 시선을 빼앗기는 연출자가 아니다. 설리반이 카미유를 두고 남미로 떠나자 카미유는 수면제를 먹고 자살을 시도한다. 찬란한 빛으로 가득한 유년기가 끝난다. 이 순간을 기점으로 영화는 20대가 된 카미유의 모습으로 넘어간다.

머리를 짧게 자른 카미유는 유명 건축가이자 건축학교 교수인 로렌츠의 조수로 일하며 그와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한다. 새로운 환경과 관심사와 연인이 그녀에게 주어진다. 로렌츠와 관계를 이어가던 중 카미유는 버스에서 우연히 설리반의 엄마를 마주쳐 설리반이 남미에서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리고 수년 만에 카미유 앞에 그가 나타난다. 카미유는 로렌츠와의 관계에 만족하면서도, 설리반에게 강렬하게 이끌린다. 

사랑은 카미유의 시간을 둘로 분리한다. 카미유는 현재의 삶에 최선을 다하면서도, 설리반이 남긴 강렬한 과거의 기억을 잊지 못한다. 사랑의 흔적은 운명처럼 그녀에게 남겨져 있다. 한센-러브는 인간으로서 성숙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여전히 유년기의 강렬한 경험에 사로잡힌 존재의 모순을 그린다. 그는 이 영화를 “존재의 의미를 찾는 자들의 초상화”라고 설명했다. 어른이 돼서 재회한 두 사람은 어린 시절만큼 강렬한 경험을 나누지만, 과거에 느끼지 못한 위태로움 또한 지각한다.

그래서일까, 이 영화는 고전기 할리우드식의 재혼으로 끝나지 않는다. 대신 두 번째 이별이 기다리고 있다. 설리반을 떠나보낸 카미유는 로렌츠와 함께 어린 시절의 별장을 찾는다. 영화의 마지막은 카미유가 혼자 밖으로 나서는 순간이다. 그녀는 설리반이 선물한 밀짚모자를 쓰고 반짝이는 태양 아래 계곡에 도착한다. 카미유가 수영을 준비할 때, 바람이 불어 벗어둔 밀짚모자가 날아가 물에 떨어진다. 설리반이 카미유에게 남겨둔 흔적이, 그녀를 단단히 붙잡던 사랑이 흩날리는 순간이다. 카미유는 어린 시절처럼 계곡에 몸을 담근다. 잊지 못할 사랑을 가능케 했던 과거의 장소에서 피부에 닿는 기쁨을 재확인한다. 카미유는 어쩌면 설리반을 완전히 떠나보낸 그때에서 야 찬란한 빛으로 가득하던 유년기의 의미가 무엇인지 깨달은 건지도 모른다. (김병규 영화평론가)​​

About Movie

1999년 파리의 겨울, 15살 카미유와 19살 설리반은 서로를 열정적으로 사랑한다. 여름이 끝날 무렵 설리반은 남미로 여행을 떠나고, 카미유는 그가 보내주는 편지를 받으며 기다리지만, 그 편지마저도 서서히 뜸해진다. 2003년, 건축학을 전공한 카미유는 유명한 건축가 로렌츠를 만나 다시 한번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2007년 어느 날 로렌츠와 함께 건축가로서 활약하고 있는 카미유 앞에 설리반이 나타난다. 그 시절 첫사랑이 다시 시작될 듯 하지만 지나버린 시간만큼이나 두 사람은 많이 달라졌다. 주인공 카미유의 미성숙한 첫사랑의 로맨스를 맑고 서정적인 연출로 그린 감독의 반자전적인 영화로 로카르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어 특별 언급되었다.

Director

  • 미아 한센-러브Mia Hansen-Løve